|
-다솜-
가슴깊은곳 휘젓는 바람이었다.
세상의 풍파에 찢기어 초라해진 모습에도
갈잎타는 냄새는 찾아왔다.
세월을 등에 업고 눈물머금은 채로
내 가까이에 왔다.
시린 바람이 분다
원인도 없는 열병을 앓다 이제 막,
푸른 점박이 환자옷 벗어던진 황막한 가슴으로
또 다른 가을이 스며든다.
고개 숙이고 싶다.
차라리 버림받고 싶다.
어쩌란 말이냐!
또하나의 가을이 내 안에서 숨죽여 울일을...
어쩌란 말이냐!
잉태되어 세상에 나올 그리움들을...
눈 한번 감았는데 하루는 사라지고
또 다른 날이 주춤거린다.
그래도 나,
기꺼이 즐기련다.
떨어지는 낙옆에도 웃어줘야지.
어쩌면 너무 아름다워 서러운달에
가슴 문질러가며 사랑해야 겠다.
또 다른 가을을 위하여!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