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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솜-
아스라한 기억이다.
푸르스름한 반딧불을 쫒아
이미 내리기 시작한 풀 이슬을
흠뻑 훝고 다니던 고무신들
얼마나 헤메고야 손에 쥔
시들은 반디가
그저 목적도 없이 잡혀 있었다.
온통 행복을 머금고
우린 그랬다.
어두운 호롱불 아래서
비슷한 얼굴로 자신을 비추어
추억이란 수를 놓았다.
아무런 이해도 없이, 의미의 제목도 없이...
하나의 옥수수를 풍족해 하면서
씨~익 웃는 여유를 즐겼다.
가물거리는건 또 있다.
그때 우린 어떤 속옷을 입었을까?
부끄럽지 않았던 걸로 봐선
아마도 똑 같은 모습이었으리라.
그 실체를 상상할 수 없음이
이제 세월을 많이도 먹었나보다.
아~ 늘 버려진 내가 된다.
세월 앞에서, 계절 앞에서
오늘이란 시간 앞에서도 난 버림을 받는다.
허나 서럽진 않다.
가난이 서럽지 않았듯이
내 뒤안길 또한 서럽지 않다.
추억속의 사람들이 웃고 있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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