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머리카락도 세월을 먹는다

솔찬 2009. 3. 4. 18:34

머리카락도 세월을 먹는다
하얀 싹이 돋아난다.
하나씩 골라내기엔 너무 무성해져 버린
세월의 흔적들이
파란 하늘보다 더 시려웁다.
우리네 부모님들 몫이라고
내 인생에 스며들지 않을
머~언 얘기라고 덮어두지 않았던가.
이제 손가락에 잡히는
세월의 자국들을 반항없이
챙겨둬야 한다.
하나 없애면 두개 자란다던가
애써 키우지 않아도 꿈틀대며
세상을 말하는 희어져 가는 머리가
그리움의 대상을 또 낳는다.
소시적 짝사랑, 첫사랑...
세상의 사랑은 모두 앓은듯한데
정작 잡히는 사랑은 그리움뿐이다.
소쩍새 울음을 서러워 했던
풋내나는 사랑까지도 지금엔
소박한 내 정서로 남아
오늘도 세월의 강을 건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