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태풍이 울고 간 자리

솔찬 2009. 3. 6. 21:39
      
      태풍이 울고간 자리
                                                 -다솜-
      
      자연이 울음을 그쳤다.
      간밤, 몹시도 쓰라린 상처를 받았을진데
      언제인가 싶게 씨~익 웃음을 토해낸다.
      애써 감추려 함인지도 모를 쓰디쓴 웃음이
      또 하나의 가르침으로 인도한다.
      속절없는 바람은 전쟁 잔해처럼 아직도
      겸연쩍은듯 불어든다.
      하룻밤새에 간장 서늘하게 했던 태풍의 질주가
      풀죽은 세상을 만들었고 반성보다 더 빠른
      불평을 낳았다.
      인간은 이렇듯 나약한데
      무엇이 그리 잘나 아우성일꼬?
      무엇을 얻고져 투쟁하고 짓밟는 것일까/
      자연의 충고에도 속수무책인걸...
      긴밤 자고나면 다른 세상이될걸...
      간장 오그렸던 일방적인 전쟁으로
      자연에 고개 숙이고 난 또하나의
      깨달음으로 달려간다.
      한순간이란 것을, 잠시란 것을
       가슴에 못박아 두고 태풍은 고요속으로 떠났다.
      사랑할 시간은 너무 짧다고...
      

         

'자작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바다에 가 보았다  (0) 2009.03.06
안개비 가슴으로 내린날  (0) 2009.03.06
언제나 밤은 찾아오는데  (0) 2009.03.04
실바람 부는날에  (1) 2009.03.04
5월에  (0) 2009.03.04